꼴찌 추락 롯데, 방망이 침묵에 연패 부담감 ‘악순환’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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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안타·장타율 등 최하위 기록
출루해도 득점·타점 연결 안 돼
유강남 등 영입 3인방 활약 미미
부진 길어지자 심리적 위축 심각
"해줘야 될 선수들 살아나야" 분석

롯데 김태형(왼쪽) 감독이 지난달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김태형(왼쪽) 감독이 지난달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부진이 심상찮다. 개막 4연패로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최근 6연패에 빠져 리그 최하위 ‘바닥’에서 허덕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이 투타 엇박자 탓이었다면 요즘에는 투타가 동반 난조다. 특히 차갑게 식어버린 방망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14일 오전 기준 롯데 타선은 팀 안타(146개), 득점권타율(0.231), 출루율(0.309), 장타율(0.323) 등 대부분의 지표가 10개 팀 중 최하위다. 특히 장타가 실종됐다. 팀 홈런은 단 7개에 그쳐 1위 SSG(23개)의 3분의 1도 채 안 된다. 2루타(19개)도 1위 KIA(41개)와 현격한 차이가 난다. 주자가 출루해도 시원한 장타를 통해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니 득점(59점)과 타점(55개)도 꼴찌다. 득점·타점 모두 1위팀의 절반에 불과하다.

신임 김태형 감독은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여러 차례 엔트리에 변화를 꾀했지만 효과가 없다.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와 개막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하면 좌익수 고승민, 유격수 노진혁, 1루수 나승엽, 2루수 오선진까지 4명이나 현재 2군에 있다. 김 감독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 고심 끝에 확정한 9명의 선발 타자 가운데 절반을 교체한 셈이다.

이에 더해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프리에이전트(FA) 3인방의 부진도 뼈아프다. 노진혁(4년 50억 원)은 1할대 타율(0.176)로 2군행, 한현희(3+1년 40억 원)는 1군 콜업 이후 4경기 평균자책점 7.36에 그치며 지난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유강남(4년 80억 원) 역시 1할대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선발과 교체를 오가는 중이다.

롯데는 이들 세 선수(170억 원)로 인해 샐러리캡 여유가 줄면서 지난 겨울 타선을 보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3인방의 침체가 더 답답하다. 지난 스토브리그 때 롯데는 주전 2루수 안치홍을 한화에 내줬고, 내부 FA 전준우(4년 47억 원)만 다시 잡았다. 부족한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내야수로 오선진과 최항, 사인 앤 트레이드로 김민성을 영입했다. 개막 후에는 트레이드로 내야수 손호영도 데려왔지만 역부족이다.

연패와 부진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의 부담감까지 더해져, 방망이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봐도 (선수들이)부담을 많이 갖고 있다. 그러니까 더 위축된다”며 “앞에 타자들이 쳐주면 다음 타자들이 부담없이 타석에 들어설 텐데, 나가는 타자들마다 부담을 너무 많이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만 개막 이후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리그 유일 4할 타자로 김 감독이 ‘금이야 옥이야’ 아낄 정도다. 지난달 31일 1군에 콜업된 이학주도 뜻밖의 활약으로 5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미 시즌 초반 구상에서 한참 벗어난 가운데, 결국 롯데가 반등의 동력을 얻으려면 ‘해줘야 될 선수들’이 살아나야 한다. 그 핵심에 방망이 부활이 있다.

한편, 롯데는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3차전마저 4-7로 패하며 6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 주중 삼성전에 이은 2연속 ‘스윕패’다. 롯데는 16~18일 서울 잠실 원정에서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연패·꼴찌 탈출에 도전한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이 지난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4회말 노시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이 지난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4회말 노시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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