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있는 힘껏 산다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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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고 휠체어를 밀다

누구보다 자신감이 없던 그녀는 열아홉 살에 임신을 한 채 집을 뛰쳐나왔다. 그렇게 태어난 아들이 중증의 뇌성마비였다. 절망에 빠져 있다 어떻게 지금은 전국을 다니며 강연하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을까. ‘자립은 의존할 곳을 늘리는 것이다’라는 책 속 문장이 뇌리에 꽂힌다. 하타케야마 오리에 지음/김여울 옮김/더봄/272쪽/1만 8000원.


■있는 힘껏 산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애쓰는 식물의 모습은 경이롭다. 그 모습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 역시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을 키우듯 자신을 키우는 창조성 코치이자 강연자로 꾸준히 활동 중인 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살다 보면 문득 마주치는 ‘길을 잃은 것 같을 때’를 위해 식물로부터 배운 삶의 기술을 담았다. 정재경 지음/샘터사/248쪽/1만 8000원.


■질병 해방

현대 의학은 암, 치매, 당뇨, 심장병 등을 별개의 질병으로 보고 각각 대처한다. 하지만 ‘의학 3.0’은 이 질병들이 노화 질환이라는 긴 스펙트럼 상의 한 질병 과정이며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본다. 운동, 식단, 수면, 정서 건강에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잘사는 삶을 위한 지침서다. 피터 아티아,빌 기퍼드 지음/이한음 옮김/부키752쪽/2만 8000원.


■어른의 대화 공부

말 한마디 잘못하면 한 방에 가는 시대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선임하는 이유가 있다. 불편함을 티 내지 않는 말투, 상처 주지 않는 태도는 배워야 한다. 무례한 사람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관용을 베풀거나, 자리를 떠나라고 대답한다. 켄지 요시노,데이비드 글래스고 지음/황가한 옮김/위즈덤하우스/324쪽/1만 8500원.


■호러,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어린 시절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을 이불 뒤집어 쓰고 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무서우면서도 왜 궁금했을까. 이 책은 호러 장르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흡인력 강한 에세이부터 호러에 대한 기본 지식, 호러에 대해 궁금했던 점, 국가별 호러의 특징, 추천작 소개, 미발표 단편까지 알찬 호러 선물 세트를 표방한다. 남유하 지음/구픽/248쪽/1만 5000원.


■황금, 불멸의 아름다움

황금의 미적 가치는 수천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영원한 것은 황금이지, 인간이 아니다. 저자는 그 어느 지역보다 황금 문화가 발달했던 유라시아 유목민들의 황금 문화와 그들의 미적 가치를 재평가한다. 문명 간 교류의 상징인 실크로드를 통해 동아시아로 유입된 초원의 황금 예술품이 고대문화의 교류와 사회 형성에 미친 가치를 파악한다. 강인욱 지음/서해문집/336쪽/2만 5000원.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인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삶의 조건 두 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호기심과 쓸모없음이다. 호기심에 이끌릴 때 연구 과정은 그 자체가 보상이다. ‘쓸모없음’은 호기심을 더욱 본질적으로 따르기 위한 필수적인 가치다. 현재의 시선으로 유용함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연구할 때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브라이언 키팅 지음/마크 에드워즈 그림/이한음 옮김/다산초당/272쪽/1만 85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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