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 발상지 부산대 역사성 되살렸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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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관 허물어 ‘새벽뜰’ 개장
항쟁 불 붙인 역사적 장소 새단장
발상지 표지석 세우고 표석 이전

대학 상징 박물관 전면 드러내고
78년 역사 기록 ‘역사관’도 신설

26일 부산대 새별뜰 개장식에 참석한 송기인 신부(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 총장, 정광민 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김하기 소설가가 새롭게 설치된 ‘부마민주항쟁 발상지 표지석’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6일 부산대 새별뜰 개장식에 참석한 송기인 신부(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 총장, 정광민 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장, 김하기 소설가가 새롭게 설치된 ‘부마민주항쟁 발상지 표지석’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올해 개교 78주년을 맞이한 부산대학교가 부마민주항쟁 발상지로서의 역사성을 살려 새단장을 했다. 대학 설립 초기부터 있던 상징 건물인 교내 박물관을 자연과학관이 가리고 있었는데, 이를 허물고 그 자리에 푸른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부마민주항쟁 기념 표지석’을 세워 역사적 의미도 더했다.

25일 오후 3시께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박물관 앞에서 ‘새벽뜰’ 개장식이 열렸다. 설립 초창기 상징적 건물인 박물관을 가로막고 있던 자연과학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잔디광장인 새벽뜰이 문을 열면서 박물관 전면이 훤히 드러났다. 인근 장승터까지 이르는 화단도 조성됐다. 당초 새벽뜰 부지엔 자연과학관이 있었는데, 이곳은 1970년부터 상학관, 1981년부터는 미술관, 1987년부터 자연과학관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새벽뜰은 1979년 10월 16일 10시께 경제학과 2학년 정광민 씨의 주도로 부마민주항쟁에 불을 붙인 역사적인 장소다. 당시 정 씨는 부산대 상학관 강의실에서 연설을 하며 학생 50여 명을 이끌고 나왔다. 이들은 “유신철폐,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 건설관 건물 앞에서 선언문을 읽었다. 건설관 앞에도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표지석’이 있다.

새벽뜰 개장으로 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내며 표지석도 그에 걸맞게 위용 있는 모습으로 새롭게 세워졌다. 부마민주항쟁 발상지에 이를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우자는 정 씨의 염원이 45년 만에 비로소 성사된 것이다. 표지석에는 ‘부산대 학생이 부마민주항쟁에 불을 붙인 역사적 장소’라는 내용이 담겼다.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표석’. 정대현 기자 jhyun@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표석’. 정대현 기자 jhyun@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표석’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 표석이 박물관 앞 조그마한 언덕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새벽뜰을 개장하며 역사성을 살려 당시 상학관이 있었던 장소로 위치를 옮겼다. 새로 만들어진 표지석부터 건설관 앞 표지석에 이르는 길이 부마민주항쟁 당시 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며 걸었던 길이다.

이와 함께 대학본부 건물 1층에는 1946년 5월 15일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국립대학 부산대의 78년 역사를 기록한 ‘부산대학교 역사관’도 신설했다. 대학본부 1층 308㎡(약 98평) 규모 기존 행정 사무공간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역사관은 대학사 전시와 부산대 소식, 참여형 전시 관람을 위한 휴게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4개의 테마전시와 1개의 에필로그룸으로 구성된 상설전시관은 부산대 기록관이 수집한 기록을 중심으로 실제 기록물과 영상 등 다양한 연출로 대학 역사를 선보인다. 또한 역사관을 관람하며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전시공간 내 라운지룸도 마련해 참여형 관람 공간을 제공한다. 역사관은 오는 6월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전시관을 개방하고, 오는 7월부터 전면 개방한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 역사관과 새벽뜰을 새로 선보이는 것은 부산대 건학정신과 시대적 사명에 대해 현재의 우리가 응답하고자 하는 의지”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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