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사상·강서·사하구, 낙동강 등 지역 현안 해법 뉴욕 주목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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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협의회 소속 6개 단체 뉴욕 벤치마킹해
북구,리틀 아일랜드 등 수변공원 잇달아 찾아
사상구 역시 리틀 아일랜드와 하이라인 등 방문
강서구, 도시계획·트램웨이·일방통행 등에 관심
사하구, 브로드웨이·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주목

낙동강협의회가 인공섬인 리틀 아일랜드를 시찰 중인 가운데 편의시설에 방문객들이 쉬고 있다. 김태권 기자 낙동강협의회가 인공섬인 리틀 아일랜드를 시찰 중인 가운데 편의시설에 방문객들이 쉬고 있다. 김태권 기자

낙동강 하구 지역 6개 자치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협의회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7일부터 5월 3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시 일대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선 가운데 협의회 소속 부산 4개 구청이 이번 벤치마킹 기간 뉴욕시의 수변공원 시설과 콘텐츠 개발, 신도시 개발 방향 등에 주목했다. 부산 4개 구청은 북구를 포함해 사상·강서·사하구다.


□ 부산 북구청

오태원 북구청장 등 북구 벤치마킹팀은 낙동강과 화명생태공원의 미래지향적이고 매력적인 개발 방향 모색을 위해 뉴욕시의 리틀 아일랜드 등 수변공원 시설을 잇달아 찾았다.

특히 벤치마킹팀이 관심을 가진 리틀 아일랜드는 애초 비운의 호화 여객선인 타이타익이 정박할 항구였던 54번과 56번 부두 사이의 허드슨강 위에 건설된 인공섬이다. 1만㎡ 규모인 ‘리틀 아일랜드’는 수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나팔 모양의 길이가 다른 132개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수면에서 4.6~18.9m 위에 조성한 인공섬으로 2021년에 조성됐다. 이곳에는 잔디밭과 산책로, 전망대, 놀이터, 원형극장, 공연장 등이 설치됐다. 350여 종의 꽃과 나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허드슨 야드에 건설된 초고층 스카이라인도 감상할 수 있다.

리틀 아일랜드는 인근 2.33km 규모의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이라인, 높이 46m 규모의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인 ‘베슬’과 연계되면서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건설비는 2억 6000만 달러다.

허드슨 강변에 조성된 수변공원 전경. 김태권 기자 허드슨 강변에 조성된 수변공원 전경. 김태권 기자

벤치마킹팀은 또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과 주차장, 공터 등의 부지를 재개발(허드슨야드)해 초고층 빌딩 17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허드슨강과 허드슨야드 사이에 조성된 잔디밭과 체육시설, 편의시설 등이 포함한 수변공원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밖에 벤치마킹팀은 뉴욕시 도시계획국과 비상관리국을 찾아 뉴욕시의 토지이용과 도시계획 설계, 워터프런트 종합계획, 뉴욕시 비상 관리계획 개발과 감독 등을 공유했다.

낙동강협의회가 뉴욕시 도시계획국 담당자와 뉴욕시의 토지이용과 워터프런트 종합계획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낙동강협의회가 뉴욕시 도시계획국 담당자와 뉴욕시의 토지이용과 워터프런트 종합계획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김태권 기자

오태원 북구청장은 “뉴욕시의 수변공원을 둘러보면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시설과 문화적 활동, 이벤트를 경험하고 도시와 자연의 조화 속에서 친환경적인 공원을 체험했다”면서 “화명생태공원에 조성 중인 수상 공연장과 피크닉 존은 물론 별빛 테마공원 접목을 통해 환경과 생태적 가치에 최우선을 두고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 청장은 또 “뉴욕시 수변공원의 선진 시설 접목을 통해 조성 중인 화명생태공원과 낙동강 일대를 도심 속 문화와 여가 힐링 공간으로 매력을 높여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2개 콘크리트 기둥에 의해 수면에서 떠 있는 리틀 아일랜드 전경. 김태권 기자 132개 콘크리트 기둥에 의해 수면에서 떠 있는 리틀 아일랜드 전경. 김태권 기자

□부산 사상구

조병길 사상구청장 등 사상구 벤치마킹팀은 삼락생태공원의 국가 정원 조성 사업 아이디어 접목을 위해 리틀 아일랜드에 주목했다.

리틀 아일랜드는 물 위에 떠다니는 나뭇잎의 생동감에서 영감을 얻어 수면 위로 띄워 올려서 만든 인공섬으로 상공에서 섬을 보면 구두 모양을 하고 있다. 벤치마킹팀은 사상구의 전통산업이 신발임을 감안하면 조형물을 설치할 때 리틀 아일랜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벤치마킹팀 관계자는 “지역에 유수지가 있고, 유수지를 넘어가면 큰 도로가 있고, 낙동강 제방이 있거나 도로가 있고 하천 둔치가 있으면 유수지를 넘을 갈 경우 브리지가 필요한데 브릿지 대신에 구두 모양의 리틀 아일랜드를 접목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협의회가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이라인을 시찰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낙동강협의회가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이라인을 시찰하고 있다. 김태권 기자

벤치마킹팀은 고가철로를 공원화한 하이라인에도 관심을 가졌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추진에 따라 기능이 폐지될 동서고가도로를 놓고 철거 또는 활용 방안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참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라인은 1934년 농축산물 등의 운송을 위해 지상 9m 높이에 건설된 고가철로 2.33km를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1950년대 트럭 운송의 성장으로 화물열차 운송량이 감소하면서 1980년 폐쇄됐다. 철거 예정이었던 고가철로는 고가 공원 또는 녹지공간으로 보전 재사용을 원하는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에 의해 공원으로 재탄생해 2009년 개장했다. 사업비는 1억 9000만 달러다.

하이라인은 1993년 개장한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에서 영감을 얻어 공원으로 조성됐고, 9m 높이에서 자연은 물론 인근 휘트니미술관과 첼시마켓, 10번가 전망대, 허드슨야드, 허드슨강을 감상하거나 둘러볼 수 있어 연간 1000만 명 이상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라인이 조성·개장되고 연간 수백만 명이 방문객이 찾아오자, 폐허로 방치됐던 첼시마켓이 리모델링을 거쳐 활성화된 것은 물론 고가철로가 지나가는 2.3km 인근 허드슨야드에 250억 달러 규모의 초고층 빌딩 17개가 들어서면서 미국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받고 있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350종 이상의 꽃과 나무를 즐기면서 평지와 경사를 활용한 다양한 경관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리틀 아일랜드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하이라인은 철거와 활용 방안을 놓고 논란이 지속 중인 동서고가도로에 접목 가능성을 놓고 관심 있게 봤지만, 활용을 위해서는 하이라인처럼 주변에 볼거리와 관광 거리가 많아야 하는 데 동서고가도로 일부 구간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김형찬 강서구청장 등 강서구 벤치마킹팀은 이번 벤치마킹에서 허드슨강과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뉴욕시와 강서구의 지리적 유사점에 주목했다. 벤치마킹팀은 지역에 에코델타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연구개발특구와 공동주택 지역 등 신도시 개발 방향에 있어 뉴욕시의 도시계획에 큰 관심을 가졌다.

벤치마킹팀은 뉴욕시 곳곳을 둘러보면서 대다수 빌딩이 주상복합건물인 점과 고속도로 상부에 건립된 아파트 단지, 일방통행을 눈여겨봤다.ㅊ

초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보이는 뉴욕시 전경. 김태권 기자 초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보이는 뉴욕시 전경. 김태권 기자

초고층 빌딩 대부분이 주상복합건축물로 건립돼 있는 뉴욕시 전경. 김태권 기자 초고층 빌딩 대부분이 주상복합건축물로 건립돼 있는 뉴욕시 전경. 김태권 기자

주상복합건축물은 야간에도 관광객이나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을 막아주고, 일방통행을 도입하면 부족한 주차공간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 벤치마킹팀은 또 도로나 하천 등 공공부지에 건물을 건립하면 공공임대주택 또는 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시설 활용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우리나라도 철도 위에 행복주택을 건립해 청년 등에게 제공하고 있어 뉴욕시 공중권과 같은 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도로 위에 초고층 빌딩이 건립돼 있는 전경. 김태권 기자 도로 위에 초고층 빌딩이 건립돼 있는 전경. 김태권 기자

벤치마킹팀은 또 양산시와 마찬가지로 ‘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와 ‘리틀아일랜드’에 주목했다. 통근용으로 설치된 트램웨이의 경우 교통수단 중 투자가 적게 드는 수단 중 하나이며, 관광용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틀 아일랜드는 수면 위에 인공섬이 들어서면서 하천에서 볼 수 없는 언덕이 생겨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 주변 경관을 보는데도 도움이 되는 점애서 각각 벤치마킹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리틀 아일랜드 정상에서 인근 허드슨야드 등에 건립된 초고층 빌딩을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들. 김태권 기자 리틀 아일랜드 정상에서 인근 허드슨야드 등에 건립된 초고층 빌딩을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들. 김태권 기자

통근용을 넘어 관광용으로 활용 중인 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 전경. 김태권 기자 통근용을 넘어 관광용으로 활용 중인 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 전경. 김태권 기자

특히 벤치마킹팀은 낙동강의 경우 평지인 데다 준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흙을 이용해 동산(언덕)을 만들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즈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는 1976년 맨해튼과 루즈벨트 아일랜드를 연결하기 위해 북미 최초의 통근용 케이블카다. 1989년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트램웨이를 이용하는 통근용 승객이 줄었지만 2002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에 트램웨이가 나온 이후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통근용을 넘어 관광용으로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이밖에 벤치마킹팀은 뉴욕시 곳곳에 내걸려 있는 성조기와 일방통행 도입에 큰 관심을 가졌다. 뉴욕시 도시계획국과 비상관리국을 찾아 뉴욕시의 토지이용과 도시계획 설계, 워터프런트 종합계획, 뉴욕시 비상 관리계획 개발과 감독 등을 공유했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뉴욕의 문화와 도시발전 과정을 참고해 신도시 개발에서부터 낙후 지역 개개발까지 강서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뉴욕의 역사와 문화가 우리와는 다르지만, 사라지는 애국심 고취를 위해 태극기를 달거나 고질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일방통행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 전경. 김태권 기자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 전경. 김태권 기자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 전경. 김태권 기자 브로드웨이와 7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타임스 스퀘어 전경. 김태권 기자

□부산 사하구

사하구 벤치마킹팀은 부산과 닮아있는 뉴욕시에 주목했다. 동부에 위치한 데다 강과 바다가 맞닿아 있고 메트로시티와 항구, 물류 중심도시가 그렇다. 이에 따라 벤치마킹팀은 뉴욕 맨해튼의 화려한 야경과 역사 그리고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인 문화관광의 탑픽이 된 브로드웨이의 다대포 접목 가능성에 큰 관심을 가졌다. 사하구는 다대포를, 부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지로 조성 중이다.

벤치마킹팀은 허드슨강과 동강을 중심으로 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리틀 아일랜드와 거버너스 아일랜드 등 개성 있는 공원과 문화·편의시설을 눈여겨봤다.

거버너스 아일랜드 전경. 김태권 기자 거버너스 아일랜드 전경. 김태권 기자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조성된 잔디밭 전경. 김태권 기자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조성된 잔디밭 전경. 김태권 기자

거버너스 아일랜드는 로어 맨해튼과 브루클린 부둣가에서 페리로 8분 거리에 위치한 69만 6000㎡ 규모의 무인 섬이다. 이 섬은 1996년까지 육군 기지와 해안경비대 주요 기지로 사용되다 2005년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이 섬은 현재 재개발 중이다. 섬 곳곳에는 호텔은 물론 피크닉 존과 산책로, 잔디밭, 예술시설, 공원, 교육·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뉴욕시는 거버너스 아일랜드를 도시민이 농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 중이다.

이중호 사하구 문화관광홍보과장이자, 이번 벤치마킹팀장은 “이번 뉴욕 방문을 통해 낙동강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함께 최소한의 다양한 문화·편의시설 도입이 필요한 것을 느꼈다”면서 “나아가 낙동강 강변의 노후화된 신평장림산단과 해변을 활용할 수 없는 다대포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친환경적·친시민적·친문화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상해시 정안구와의 자매결연 추진 등 현안 일정으로 이번 뉴욕시 벤치마킹에 참여하지 못한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다대소각장과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 광장 일대를 아미산 낙조 어반코어와 일루션라이트 조성 사업을 통해 미디어파사드와 프로젝션 맵핑기술을 활용한 이색 체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 “뉴욕의 브로드웨이처럼 다대포가 부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관광지로 탄생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며 “앞으로 달라질 다대포 일대를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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